코로나19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고용지도를 바꾸고 있다. 지난 5월 14일 취업포털 사람인이
직장인 130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위기상황과 고용안전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
응답자의 70.7%가 `현재 위기이거나 닥칠 것`이라고 답변했다. 반면에 `위기가 아니다`는 29.3%였다. 구체적
인 위기상황으로는(복수응답) 1위가 `매출하락`(73.5%), 2위는 `자금난`(38.5%), 3위는 `구조조정`(29.2%),
4위는 `직원관계 악화`(26.3%), 5위는 `시장점유율 하락`(12.4%) 순으로 나타났다.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
하는 이들의 67%는 자신들이 근무하는 기업이 `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`고 응답했는데 이를 기업 규모
별로 분류하면 대기업 재직자는 50%, 중견기업은 61.9%, 중소기업은 71.5%로 나타나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
기업의 대처능력에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.
현재 근무중인 회사에서 `대응을 잘하고 있다"는 응답은 51%로 나타났는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
(복수응답) `대응 방안을 빠르게 마련해서`(39%), `회사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직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
않아서`(30%), `매출이나 실적 하락이 적거나 없어서`(29%), `위기 대응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어서`(26%),
`경영상황에 대해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공유해서`(18%) 등이었다. 반면에 `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`는 답
변은 49%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(복수응답) `별 대안 없이 손 놓고 있어서`(37.8%), `매출이나 실적 하락이
심해서`(37.4%), `실효성 없는 대안만 늘어 놓아서`(30.7%), `무급휴가 등 직원들의 희생을 요구해서`(28.9%)
순이었다.
지난 5월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하여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
로 `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현황`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현재까지는 인력 감축을 최대한 지양
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6개월 더 길어질 경우 10개사 중 3개사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
냈다. 조사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 극복 방안으로 `금융자금 조달 등 유동성 확보`(22.5%), `휴업·휴직`
(19.4%), `급여삭감`(17.5%), `별도의 대응 방안 없음`(17.5%), `명예·희망퇴직, 정리해고, 권고사직등 인력감축
`(8.8%), `비주력사업 매각, 인수합병(M&A) 등 사업구조 개편`(4.4%), `거래선 변경 및 생산시설 이전 등 공급망
변경 추진`(3.1) 순으로 나타났다.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6개월 동안 지속될 경우 인력 감축에 나서야
한다는 기업 비중은 32.5%로 급증했다. 현 상황 유지시 고용유지 한계기간은 `0~2개월`(6.7%), `2~4개월`(16.7%),
`4~6개월`(67.5%)로 조사되었다.
코로나19발 고용대란을 막기 위한 정부에 바라는 정책 지원은 `고용유지지원금 지원요건 대폭 완화`(37.5%), `최
저임금 동결`(19.2%), `긴급융자제도 도입`(14.9%), `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`(13.9%), `직원 월급 보증제도
`(11.5%), `기타(2.9%) 순으로 나타났다. 이번 조사대상에 대기업들이 많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
많아 이에 대한 지원요건 완화가 많은 것이 눈에 띈다. 사람인의 직원 입장과 한국경제연구원의 기업측 입장을 종
합해보면 대기업들은 규모면에서 자금조달이나 위기극복 방안 등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, 회사 경영상황에 대한
정보를 공유하는 등 대응이 빠르고 유리하지만 중소기업은 규모 변에서 불리하여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.
문제는 코로나19가 6개월 이상 길어지는 경우이다. 제롬 파월 미국연방제도이사회(Fed, 연준) 의장이 미국 CBS
`60분`에 출연하여 코로나19로 침체 국면에 들어간 미국 경제가 제2의 감염 확산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올
하반기에 서서히 회복을, 완전히 회복하려면 백신 상용화를 기다려야 하고 내년 말까지 갈수도 있다면서 그 시기
는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. 우리나라도 최근 이태원발 감염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또 다른 돌발 상황과
n차 감염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우려하는 6개월을 훌쩍 넘길 수 있다. 고용이 위태로운데 이런 상황에서 기업복
지를 말한다는 것은 사치라는 생각이다. 코로나19 백신이 하루라도 빨리 나와 대량으로 보급되어 이 위기를 종식
시키고 개인과 기업 공히 다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.
김승훈기자hoon3244@hanmail.net/02-2644-3244